우리 집 명절은 항상 단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부모님 결혼 전에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외아들이라서 설날과 추석 아침 차례는 항상 부모님과 우리 삼형제만 있었다. 이제는 나와 동생이 결혼을 하고, 조카도 태어나서 식구가 불어서 8명으로 불었다. 중간에 형제들이 한명씩 돌아가면서 군대를 가서 자리를 비우기는 했지만 우리 집은 명절날 차례상을 거른 적이 없다. 주변에는 종교적으로나 아니면 다른 이유로 명절 연휴때 차례를 지내지 않거나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지만 우리 식구들은 그럴 생각은 한번도 못했다. 하지만 올해 설날 처음으로 집에서 차례를 지내지 못했다. 외국에서 연수 중인 동생 부부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상황이 못되어서 나머지 식구들이 모두 외국으로 가서 만나서 함께 명절을 보내기로 한 것이..